
• 서양에서 가족 행사 혹은 연말 모임에 빠지지 않는 가금류 요리! • 연말에 맞는 스페셜 메뉴 혹은 시즌 한정 메뉴를 고민했던 푸드메이커분라면 • 오리의 부분별 식재료 사용법과 맛있게 오리 스테이크를 요리하는 방법에 집중하며 읽어주세요!

서양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연말을 맞아 온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이는 장면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오븐에서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온 커다란 칠면조 또는 닭구이 요리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새해를 맞아 떡국을 먹듯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아 구운 가금류를 나눠 먹는 것이 가족 간의 유대와 전통을 상징합니다.

왜 하필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아니라 닭이나 칠면조 같은 가금류일까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돼지나 소를 통째로 잡아 요리하기에는 일도 많고 가족 단위로 소비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컸죠.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닭이 가장 만만한 식재료였고, 훗날 닭보다 덩치가 큰 칠면조가 닭의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닭이든 칠면조이든 가금류 요리는 따뜻한 연말연시를 상징하는 식재료입니다.
올 연말의 시즌 한정 메뉴, ‘오리 요리’를 추천합니다
연말을 맞아 특별한 가금류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면, 오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닭은 너무 흔하고 칠면조는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 이색적인 메뉴를 만들고 싶다면 오리는 매력적인 대안입니다.

오리는 흔히 백색육으로 구분되는 닭과 달리 붉은색을 띠는 살코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색깔의 차이뿐만 아니라 맛과 식감에도 큰 차이를 보이죠. 닭은 정적인데 비해 오리는 장거리 비행에 적합하도록 진화해왔습니다. 지방은 적은 대신 콜라겐이 훨씬 풍부하고, 산소 운반을 돕는 근육 속 미오글로빈도 많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닭보다 맛과 향이 더 진한 대신, 잘못 조리할 경우 질기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고급스러운 맛을 선사하는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오리에서 가장 쓸만하고 인기 있는 분위는 가슴살입니다. 오리는 닭에 비해 훨씬 기다란 가슴 근육을 가지고 있어요. 오리 가슴살을 껍질 채 구우면 진한 풍미의 스테이크로 변모합니다. 값비싼 소고기보다 저렴하지만 동시에 뒤지지 않는 맛의 깊이를 선사해주죠. 많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메인 디쉬로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를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리 가슴살을 잘 요리하기 위해서는 식재료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리 껍질에는 지방이 두껍게 껴 있기 때문에 껍질을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열을 가해야 합니다. 반면, 오리 가슴살은 콜라겐이 풍부해 지나치게 익히게 되면 먹기 어려울 정도로 질겨지게 됩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요리사들은 오랜 연구 끝에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오리 껍질을 아래로 향하게 한 후 충분히 열을 가해 껍질은 바삭하게 하면서 동시에 가슴살에는 열을 천천히 전달하는 방법이죠. 이때 껍질은 일종의 보호막 역할로 과도한 열기로부터 가슴살을 보호해줍니다.

껍질이 잘 익었으면 배어 나온 오리 기름에 버터를 녹인 후 가슴살에 끼얹어 주는 ‘베이스팅’을 해줍니다. (💡베이스팅이란? 녹인 버터나 지방으로 음식물을 요리하면서 스푼으로 고기나 음식물에 지방을 끼얹어 고기나 음식물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오븐에 넣어 내부 온도가 55도 정도 될 때까지 익히면 육즙이 살아 있는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완벽한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를 만들고 싶다면, 껍질이 붙은 오리 가슴살을 밀폐시키지 않은 채 냉장고에 3~5일 정도 건조해보세요. 껍질의 수분이 증발해서 더 바삭하게 구울 수 있고, 약간의 숙성을 통해 고기도 부드러워집니다.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와 어울리는 재료는 많지만 가장 클래식한 선택은 타임과 감자입니다. 오리를 구울 때 타임을 넣고 오리 기름에 삶은 감자를 같이 구워내면 연말에 어울리는 꽤 근사한 요리가 탄생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연말 스페셜 메뉴로,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는 어떠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