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와 사업을 나누는 ‘이것’의 차이

장사와 사업을 나누는 ‘이것’의 차이

멘토 | 나건웅

에디터 | 유나경

*사장님 스케일업 프로젝트 1화입니다.

• 장사와 사업, 비슷해 보여도 사실 많이 다릅니다. 바로 "이것" 때문인데요. 
• 음식점의 기업화를 꿈꾸고 있거나, 지속가능한 음식사업에 관심있는 푸드메이커라면
• 음식 사업 스케일업이 필요한 이유에 집중하며 이 글을 읽어주세요!


저는 자영업자의 아들입니다. 부모님은 지난 30년 동안 자영업을 해오셨습니다. 돈가스 가게부터 화장품, 금은방, 도넛,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참 다양하게도 하셨습니다. 지금은 작은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십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에서 가족 중 한 명이 장사를 하면 온 식구가 ‘총동원’됩니다. 저도 입사하기 직전까지 카페에서 커피를 내렸습니다. 취직에 성공한 이후에도 자영업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벌써 6년 가까이 자영업·창업 시장을 재미있게 취재하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도 이 바닥을 벗어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왜 이렇게 힘들까’


거짓말 조금 보태서 평생 동안 고민해온 화두입니다.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휴일도, 밤낮도 없이 열심히 사는데 돈은 벌지 못합니다. 망하기는 또 왜 이렇게 쉽게 망하는지요. 가게 하나를 폐업하고 나면 재기도 어렵습니다. 운 좋게도, 기자 일을 하면서 ‘일가’를 이루신 여러 대표님들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공통점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영세해서’입니다. 자본금, 사업 규모에 더해, 꿈도 목표도 영세합니다. 한 개의 매장 주인에서 더 나아갈 생각이 없는 이들이 절대다수입니다. 성공이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치킨집은 탈출구가 아니다.


“치킨집이나 할까.” 참 흔한 말입니다. 은퇴를 앞둔 부장님부터 과도한 업무량에 괴로워하는 과장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신입 사원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중얼거립니다. 한국에서 ‘탈출’을 앞두고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선택지 중 하나는 단연 ‘음식점 창업’일 것입니다. “음식점이나 할까.” 이 한 문장에 우리나라 음식 자영업이 내포하고 있는 모든 위기의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음식 자영업을 너무나 쉽게, 동시에 또 하찮게 여깁니다. 마지못해 하는 일, 입에 풀칠은 해야겠는데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떠올리는 최후의 선택 정도로 말이죠. 우리는 음식점 창업에 그야말로 ‘내몰리게’ 됩니다. 좁은 땅덩이에 창업자는 너무 많고, 애초에 장사에 재능이 없거나 하찮은 일로 여기는 사람들도 죄다 뛰어듭니다.

💡오른쪽 파란 그래프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을 나타내요! (이미지 출처: OECD DATA)

 한국이 유독 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국 경제활동인구 중 24.6%가 자영업자입니다. 일하는 사람 4명 중 한 명이 자영업자란 얘기입니다. 현재 한국 음식점은 80만개 정도로 추산됩니다. 대략 인구 65명당 음식점이 1개꼴인 셈인 것입니다. 이는 일본의 2배, 미국의 6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창업도 아닙니다. 1년에도 18만 개씩 새로 생겨나는 음식점 사장님들의 신규 오픈은, ‘창업’이 아니라 ‘개업’이라고 해야 뉘앙스 상 맞아 보입니다. 아무도 본인의 음식 장사를 ‘사업’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흔한 치킨집 사장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는 자아실현을 위해 치킨을 튀기지 않습니다. 비전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경영 목표, 브랜딩 콘셉트, 인사 시스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고민이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먹고살기 위해 할 수 없이 치킨집 개업에 내몰렸을 뿐입니다. 온종일 치킨 튀기기도 바쁘고 고단한데 사업에 대한 고민이라뇨. 그 시간에 치킨 한 마리를 더 튀겨야 하죠. 백 번, 천 번 이해합니다. 

‘점’에서 ‘업’으로 스케일업!


‘음식점’이 아니라 ‘음식 벤처 기업’, ‘음식 스타트업’이 늘어나야 합니다. ‘음식점 주인’이 아니라 ‘음식 사업가’가 필요합니다. 그럼 아까 그 치킨집 사장님은 어떻게 하냐고요? ‘창업’을 선택하기보다는 음식 사업가에게 ‘투자’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됩니다. 또는 ‘고용’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됩니다. 막대한 폐업 리스크를 부담한 채 하기도 싫은 일을 억지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잘하는 사람에게 투자하거나 고용되면 됩니다. 어차피 이익을 내기 위한 일이니까요. 

이를 위해서 대한민국 음식 자영업은 ‘스케일업(scale-up)’ 해야 합니다. 음식 사업자 하나하나의 규모가 커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투자 유치도, 투자에 다른 배당도, 막대한 고용도 가능해집니다. 폐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뛰어난 음식 사업가의 사업 규모는 점점 커질 수 있습니다. 자영업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에 득이 되는 일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음식 사업가들이 곳곳에서 맹활약 중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20개씩 하는 다점포점주님도 있습니다. 음식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매장을 늘려나가는 대표님도 많습니다. 이들은 투자를 받고 양질의 인력을 키워 다시 성공을 거머쥐고 또다시 투자를 받습니다. 자영업 생태계가 건전하게 변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음식 장사도 ‘사업’이다.


 음식이라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돈 받고 파는 비즈니스입니다. 앞으로도 ‘기업화’되고 있는 음식 자영업 트렌드를 꾸준히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스케일업 성공 사례를 비롯해 구체적인 방법, 이를 위해 필요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