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로 ‘힙’하게 음식 사업하기

전통주로 ‘힙’하게 음식 사업하기

멘토 | 나건웅

에디터 | 유나경, 김애리

*사장님 스케일업 프로젝트 7화입니다.

• MZ세대가 전통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센스있는 라벨부터 알록달록한 색상까지, 수천 가지 종류의 '힙'한 전통주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 전통주 판매로 객단가를 올리고 싶거나, 차별화된 주류 메뉴를 구성하고 싶은 푸드메이커라면,
• 전통주 판매 전략에 집중하며 이 글을 읽어주세요!

요즘 가장 ‘힙’한 술을 꼽으라면 ‘전통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엔 ‘아재술’로 외면받았던 전통주가 ‘뉴트로’ 열풍을 타고 대세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강남•홍대•압구정 로데오 같은 메인 상권은 물론 지방 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전통주 전문점 매장은 우리 술을 경험하러 온 젊은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죠. 


뜬금없이 웬 전통주 이야기냐고요? 푸드 스타트업에게 ‘술’이란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주는 한식뿐 아니라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과 궁합을 맞출 수 있습니다. 마치 와인처럼 말이죠. 잘 팔릴 만한, 또 음식과 잘 맞는 전통주를 매장에 들여다 놓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역주행을 시작한 ‘힙’한 전통주


전통주는 ‘장수막걸리’나 ‘백세주’ 정도 있는 거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셨다면 큰 오해입니다. 최근 수천 가지의 전통주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통•물류 시스템이 개선되고 전통주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과거에는 지역에서만 이름을 날리던 전통주들이 하나둘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는 덕이죠. 서울 압구정 로데오의 한 전통주 전문주점인 ‘백곰 막걸리’에서는 매장 한 곳에서 취급 중인 전통주만 400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전통주 인기는 통계로도 나타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내놓은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397억 원이었던 전통주 출고금액은 2019년 531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월평균 주종별 음주 비중도 같은 기간 15.7%에서 20.1%까지 증가했습니다. 한 달에 술을 다섯 번 먹으면 그중 한 번은 전통주를 마신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기있는 전통주는 “이것”부터 다르다!


선택지가 다양해지자 SNS에서도 전통주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독특한 이름과 라벨은 물론 색다른 원재료를 사용해 다양한 빛깔을 낸 전통주까지, 각양각색의 우리 술이 MZ 세대를 홀리는 중입니다. SNS에서도 하나의 ‘자랑거리’처럼 신선한 전통주 포스팅이 늘어나고 있죠. 

💡막걸리를 뒤집어 먹는 행동에서 착안해 만들었다고 해요.
출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한강주조”

그렇다면 요즘 인기 있는 전통주는 무엇이 다를까요? 먼저, 라벨부터 인상 깊습니다. 최근 한강주조가 곰표와 협업해 내놓은 ‘표문막걸리‘의 라벨에는 귀여운 백곰 캐릭터와 함께 ‘표문’이라는 상표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습니다. 기존 막걸리의 고루한 이미지를 ‘뒤집자’라는 의미에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한 것인데, 막걸리 병을 거꾸로 뒤집어 흔들면 자연스럽게 ‘곰표’가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최근 곰표를 만든 대한제분은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인기를 끌었죠. 궁금하시다면 클릭!) 

표문막걸리를 기획한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의 얘기를 들어보았는데요. 4월 4일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작 2분 만에 준비한 물량 총 800병이 팔려서 남은 50분 동안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매일 250세트(1,000병)가 조기 완판될 정도로 인기라고 합니다.

원재료와 색깔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 ‘술샘‘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곰팡이를 고체로 발효해 만든 ‘홍국쌀’을 주원료로 ‘술취한 원숭이’를 선보였는데요.  ‘빨간 막걸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전남 곡성에서는 특산품인 ‘토란’을 건조해 막걸리  ‘시향가’를 만들었고요. 서울 수유동 ‘독(dok)브루어리’에서는 석류, 히비스커스, 레몬, 라임, 홍차를 넣은 알록달록한 전통주들을 선보이는 중입니다.

전통주 도입 전 알아야 할 ‘다섯 가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 양조인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양조장을 차려 이색 전통주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과연 어떤 전통주를, 어떻게 선택해야 좋을까요?

첫 째, ‘소량’으로 시작하기

처음 전통주를 도입할 때는 10개 안팎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전통주를 들여오기보다는 해당 상권에서 어떤 술이 잘 팔리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막걸리처럼 유통기한이 있는 술을 한 번에 대량으로 발주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소량으로 시장성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막걸리의 유통기한은 1달 정도로, 다른 주류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아요!)

둘 째, 폭 넓은 가격대로 선택지 늘리기

해창 18도 (이미지 출처: 해창 주조장 홈페이지)
증류주 유기농 이도 42
(이미지 출처: 네이버 푸드윈도 조은술세종)

전통주를 들여올 때는 가격대를 다양하게 들여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비자에게 여러 선택지를 주면 매출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싸게는 1만 원도 안 하는 막걸리도 많지만, 해남 해창주조장 ‘해창 18도’ 같은 막걸리는 15만 원이나 합니다. (💡높은 가격의 해창 18도는 ‘해창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소주 같은 증류주나 한국와인 역시 5~10만 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있습니다.

셋째, ‘로컬’ 부각하기

제주 오메기술 (이미지 출처: 제주샘주 블로그)
해창 생막걸리 9도 (이미지 출처: 해창주조장)

주력 식재료의 원산지에서 양조한 전통주를 들여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즉 ‘로컬’을 부각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제주 음식을 하는 사업자는 ‘제주 오메기술’을, 전라도 음식 전문점은 해남 ‘해창 막걸리’나 장성 ‘편백숲 산소막걸리’ 등을 취급하는 식입니다.

넷 째, 라인업에 변주 주기

상권 내 소득 수준이나 계절 등에 따라 라인업을 바꿔줄 필요도 있습니다.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는 “해당 지역 상권을 잘 분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갑이 얇고 MZ세대 고객이 많다면 색깔이 독특하고 저렴한 술을, 고소득자가 많은 상권은 도자기에 담은 고급 전통주나 프리미엄 술을 구비해놓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국내 최대규모 전통주 도매상을 운영하는 김보성 부국상사 대표 역시 “시기에 따라 잘 팔리는 술도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 라인업을 늘린다거나 겨울에는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고도주 라인업을 늘려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섯 째, 전통주에 대한 이해는 필수!

 전통주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각각의 매력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통주에 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2015년부터 서울 홍대 인근의 전통주 전문주점 ‘산울림1992’를 운영 중인 홍학기 대표가 전통주 공부의 필요성을 잘 말해주었는데요.

“전통주에 대한 기본 지식과 공부는 필수입니다. 어떤 부재료를 넣어서 어떻게 만든 전통주인지, 또 전통주에 담긴 스토리는 무엇인지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죠. 전통주 소믈리에를 영입해 운영하는 매장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전통주 전문주점에 방문해 다양한 술을 경험해보는 것입니다. 많이 먹어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죠. 전통주는 주 재료나 원산지가 대부분 한국이라 가격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와인이나 위스키 등 해외 술을 공부할 때보다 진입장벽이 훨씬 낮습니다. 또한 온라인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다양한 주류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전문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듣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막걸리학교, 한국전통주연구소 등이 대표적입니다. 짧게는 하루짜리 특강부터, 길게는 2~3달 코스의 정규 수업까지 여러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술빚기 수업, 지역별 전통주 교육, 전통주 인문학 강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전통주 발주를 고민한다면


전통주를 어디에 발주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이제는 어렵지 않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전통주 종류가 적고, 도매상이 많지 않아 납품을 받기 위해서는 양조장과 직접 컨택을 해야 했지만, 특정주류도매업 이른바 전통주 전문 도매업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유통이 간편해졌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전국 방방곡곡 원하는 전통주를 박스 단위, 심지어 병 단위로도 발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도매업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산하 전통주 홍보 기관인 전통주갤러리에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국에 규모 있는 전통주 도매업자들에 대한 소개부터 각종 전통주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담당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전통주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전통주 포털 ‘더술닷컴’에도 많은 정보가 공개돼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