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식재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

먼저, 식재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

멘토 | 장준우

에디터 | 차승언

• 더 좋은 요리를 위해, 꼭 필요한 역량은 바로 ‘식재료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 고객들의 기억에 남는 매력적인 메뉴를 만드는 것을 늘 고민하는 푸드메이커라면
• 고민의 첫 단추로, 식재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집중하며 이 글을 읽어주세요!

“식재료를 이해하세요”


도대체 식재료를 이해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요리학교에서도 세계적인 스타 셰프도 하나같이 이 말을 빼놓지 않았지만, 누구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주지 않았습니다. 학교와 주방 현장을 거치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그 의미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죠.

식재료를 이해한다’라는 건 그 식재료가 가진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요리란 어떤 식재료에 물리적 화학적 반응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한다’는 건 식재료가 어떤 특성을 가졌으며 어떤 조리법을 주어야 의도한 결과가 나오는지 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음식에 특정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건 사회문화적, 지리적인 요인이 작용했거나 단지 요리를 개발한 이의 취향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재료를 이해하는 첫 출발점은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왜’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왜 리조토를 만들 때 쌀을 볶아야 할까? 왜 스튜를 만들 땐 항상 맨 먼저 양파와 당근 샐러리를 잘게 썰어 볶는 것일까? 하고 조리법이 가진 의도를 궁금해하는 것 말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김치에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추가 전래되기 전까지 한국 전통 김치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과거 배추를 절일 때 쓰는 소금이 귀한 탓에 비슷한 작용을 하는 고추를 대용으로 넣게 된 것이 오늘날 붉은 김치가 탄생한 이유죠. 붉은 김치의 매운맛을 사람들이 좋아하게 된 건 그다음 일입니다.

이런 제조 방법은, 고추가 가진 캡사이신 성분이 소금과 비슷한 항균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소금과 고추라는 식재료를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만약 전래된 것이 고추가 아니라 후추였다면 아마 우리는 후추 향 가득한 김치를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레시피를 알아도, 식재료를 모르면 한계가 생깁니다.


요리를 처음 배우는 분들은 대개 기존의 레시피를 활용합니다. 기존의 레시피를 통해 기본적인 조리법과 식재료 사용법, 아이디어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레시피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요리 실력을 늘리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식재료에 대한 이해 없이 레시피만 외우는 것은 마치 곱셈의 의미를 모른 채 구구단만 외우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곱하는 것의 의미를 모르면 그 너머를 이해할 수가 없죠. 곱셈을 이해하게 되면 그 뒤부터는 어떤 응용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게 됩니다.

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재료를 이해하지 못하면 응용이나 창작은 불가능한 일이죠. 식재료의 특성을 이해하면, 기존의 재료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재료를 자유자재로 대입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양파를 오래 가열하면 단맛이 납니다. 다른 요리에 단 맛을 불어넣기 위해 볶은 양파를 사용할 수 있겠죠. 당근을 푹 익혀도 단맛이 납니다. 양파 대신 익힌 당근을 써서 새로운 단맛을 불어넣을 수 있겠죠. 

‘다양하게 재료를 경험하고, 데이터를 쌓아보세요.


물론 식재료를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에 수천수만 가지 식재료들이 존재하고 인류가 고안해 낸 조리법도 수백수천 가지가 됩니다. 심지어는 품종 계량이나 개발을 통해 이전에는 없던 식재료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요리 세계에서 경험이 중요합니다. 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보고 자기만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일, 그것이 식재료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