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프랜차이지’를 사로잡은 F&B 브랜드

‘메가 프랜차이지’를 사로잡은
F&B 브랜드의 비밀

멘토 | 나건웅

에디터 | 유나경

*사장님 스케일업 프로젝트 9화 입니다.

• 매년 MUFC에는 ‘메가 프랜차이지’에게 어필하기 위한 프랜차이즈들의 부스 입점 경쟁이 벌어집니다. 그렇다면 올해 MUFC에는 어떤 브랜드들이 ‘메가 프랜차이지’들의 눈길을 끌었을까요? 

• 해외 외식 트렌드가 궁금하거나, ‘먹히는’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많은 푸드메이커라면

• 미국 F&B 브랜드만의 차별점에 집중하며 이 글을 읽어주세요.

전편에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초대형 프랜차이즈 행사 ‘멀티 유닛 프랜차이즈 컨퍼런스(MUFC)’ 얘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는 MUFC에 참석한 다점포 점주들이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말씀드렸었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다점포 점주들 이목을 집중시켰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의 ‘이유 있는’ 부스 쟁탈전


한국에서 열리는 창업박람회처럼, MUFC에서도 여러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저마다 부스를 차리고 예비 창업자들에게 자기 브랜드를 어필합니다. 사실 한국과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쏟는 정성도, 예비 창업자와 본부 사이에 오가는 대화의 질도, 계약의 규모도 그야말로 차원이 다릅니다.

💡2021 MUFC에는 160여 개나 되는 프랜차이즈 부스들이 입점했어요.

그럴 수밖에요. 이곳에 참석한 자영업자 모두는 가게를 두 개 이상 운영하는 다점포 점주들입니다. ‘어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있는지 어디 한 번 구경이나 해볼까~’라든지 ‘상담이나 받아보고 경품이나 많이 챙기자’는 식의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사람들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사업을 잘하는, 여러 가게를 운영할 만한 자본을 갖춘 ‘찐’들만 모인 곳이죠.

프랜차이즈 본부 입장에서는 우수한 가맹점주를 유치할 기회일 뿐 아니라, 얘기가 잘만 되면 한 번에 여러 계약을 따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당연히 부스 입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겠죠? 자신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싶은, 최근 가장 ‘핫’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부스 입점권을 따냅니다. MUFC 행사장에 최신 업계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160여 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부스를 열고 다점포 점주들에 손짓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떤 업종, 어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부스에 자리를 마련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핫’한 커피 브랜드에는 어떤 전략이 숨어있을까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한 관심은 미국에서도 뜨거웠습니다. MUFC에 참가한 커피 브랜드는 총 15개로 단일 업종 중 가장 많은 부스를 차렸어요.

브랜드가 15개나 되는데도 저마다 확고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침과 브런치 메뉴에 특화한 ‘어나더 브로큰 에그 카페(Another Broken Egg Cafe)’, 하와이안 커피 전문 ‘배드 애스 커피 (Bad Ass Coffee Of Hawaii)’, 유기농 쥬스 카페 ‘클린 쥬스(Clean Juice)’ 등이 대표적이었어요.

어나더 브로큰 에그 카페에서는 스파클링 와인, 보드카, 위스키 등 주류를 베이스로 한 ‘브런치 칵테일’을 선보입니다. 브런치 메뉴와 어울리도록 칵테일 메뉴를 구성하는데요. 각양각색 과일과 채소를 넣어서 만든 칵테일이라 겉보기에는 과일주스와 흡사했습니다. 

배드 애스 커피는 원두 종류만 무려 24가지였습니다. 디카페인 음료와 차까지 더하면 40가지가 넘는 음료를 놓고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휴먼빈 홈페이지

위드 코로나19 시대에 특화된 매장을 선보인 커피 브랜드들도 있었습니다. ‘휴먼빈(The Human Bean)’도 그중 하나인데요. 1998년 첫 가게를 연 이래, 현재 운영 중인 200개점 모두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운영 중입니다.

휴먼빈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커피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오히려 50% 이상 늘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빠르고 안전하게 먹고 싶은 이들이 주 고객층이예요.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메이저 커피 브랜드는 저희의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스타벅스 근처에 매장을 내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유동 인구, 상권 등 까다로운 입점 전략을 바탕으로 매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외에도 드라이브스루 커피 브랜드들이 또 있었습니다. 건물 좌우(double sided drive thru)로 커피 픽업 공간을 운영하는 ‘엘리아노스 커피(Ellianos Coffee)‘, 전 세계 400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보유한 ‘스쿠터스 커피(Scooter’s Coffee)’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도 뿌리내린 K-치킨


치킨 브랜드 부스는 13개로 커피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처치스 치킨(Church’s Chicken), 과테말라의 KFC라고 불리는 뽀요 깜뻬로 (Pollo Campero), 버팔로 윙스 앤 링스(Buffalo Wings & Rings) 등 각양각색 치킨 브랜드들이 저마다 경쟁을 펼치고 있었어요.

한국 치킨 브랜드들과는 조금 다른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부분 브랜드에서 ‘치킨 버거’나 ‘치킨 샌드위치’, ‘치킨 샐러드’ 등 치킨을 활용한 다른 메뉴를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배달을 넘어 출장 음식 서비스인 ‘케이터링 서비스’를 하는 브랜드가 많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치킨 브랜드 중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 치킨인 본촌치킨(Bonchon Chicken)’입니다. 2002년 부산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2006년 미국 뉴욕에 첫 매장을 열었는데 현재는 12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본촌치킨도 다른 치킨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치킨 버거, 코리안 타코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판매 중이었습니다.

본촌 치킨 부스에서 만난 한 다점포 점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BTS, 한국 드라마 등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본촌치킨을 비롯해 MUFC에 참석은 안 했지만 BBQ 등 치킨 브랜드 인기가 정말 많아요. 특유의 크리스피한 치킨 껍데기와 양념의 조화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낯섦이 무기가 되는 ‘에스닉 푸드’


현지 맛을 살린 해외 음식, 이른바 ‘에스닉 푸드(ethnic food)’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는 걸 행사장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타코나 부리또 같은 ‘멕시칸 요리’ 전문 브랜드가 9개, 라멘·스시·우동 등 각각 아이템을 메인으로 내세운 일본 음식 전문 브랜드도 4개나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마루가메 우동 홈페이지

예를 들어 MUFC에 참가한 ‘마루가메 우동 (MARUGAME UDON)’은 우동 메뉴만 10가지가 넘는 그야말로 우동 전문점이었어요. 외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기쓰네 우동(유부), 명란 우동을 비롯해 우동 삶은 물을 면과 함께 그대로 내오는 가마아게 우동까지, 일본 현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우동들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던 마루가메 제면은 2019년을 기점으로 한국 사업을 철수했어요.)  

과거에는 미국인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바꾼 음식 브랜드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주 경험해 보지 못한 현지 맛을 그대로 살린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멕시칸 요리도 맵고 향신료 향이 강한 음식이 늘었고, 이전에는 생소했던 한국이나 그리스, 동유럽 음식 프랜차이즈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MUFC에 참석하신 분 중 미국 LA에서 15년 가까이 살고 있다는 한 한인분의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DIY 푸드’


소비자가 원하는 재료나 토핑을 골라 넣는 이른바 ‘커스터마이즈 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누군가는 DIY 푸드(Do It Yourself Food)라고도 부르더군요. ‘서브웨이’를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은데요. 서브웨이뿐만 아니라 팟벨리 샌드위치 샵(Potbelly Sandwich Shop), 얼오브샌드위치(EARL OF SANDWICH) 등 MUFC에 참석한 대부분의 샌드위치 브랜드가 이런 커스터마이징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블레이즈 피자 홈페이지

샌드위치뿐만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핫한 피자 브랜드 중 하나인 ‘블레이즈 피자(Blaze Pizza)’는 ‘피자 업계의 서브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다양한 도우와 소스, 여기에 약 20여개 토핑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올릴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토핑을 올릴 수 있는 개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인데요. 실제 MUFC 행사장에서도 토핑을 산처럼 쌓아올린 피자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DIY푸드 트렌드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 밖에도 원하는 데리야끼와 샐러드를 볼(bowl)에 담아먹는 ‘데리야끼 매드니스(TERIYAKI MADNESS)’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MUFC에서 느낀 것은 한국 외식 브랜드가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었습니다. 부스 내부를 둘러보기도 하고 여러 음식들을 시식해보면서, 한국의 외식 브랜드들도 미국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외식 시장 속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만큼, 외식 트렌드만 가미한다면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