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워크 | 일하는 사람의 ‘옷’에 집중하다

브랜드의 철학 담은 워크웨어, 워크워크 #1

인사이더 | 이두성

에디터 | 차승언, 라일락

노티드, 새들러하우스, 부타이의 공통점은? 하나, 요즘 사랑받는 ‘힙’한 푸드브랜드라는 것. 둘, 음식과 공간 못지 않게 개성 넘치는 유니폼으로 화제가 되는 브랜드라는 것. 

세 브랜드의 유니폼은 모두 워크워크(WORKWORK)의 작품이다. 워크워크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옷, 워크웨어 전문 패션 레이블이다. 브랜드의 콘셉트와 공간, 작업환경 등을 고려해 오직 한 브랜드만을 위한 워크웨어를 만든다. 뷰티, 디자인, 커머스 등 다양한 업계의 워크웨어를 제작하지만, F&B 업계의 워크웨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F&B 업계를 위한 워크웨어는 무엇이 다를까.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온 워크워크가 정의하는 F&B 종사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한남동에 위치한 워크워크 작업실을 찾았다. 워크워크의 로고가 그려진 워크웨어를 입은 이두성 대표와 마주 앉았다. 매일 입고 출근하는 그의 워크웨어라고 했다.

일하는 사람의 ‘옷’에 집중하다


워크웨어 디자이너가 찾아낸 F&B 브랜드의 세 가지 특징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품 서울’을 시작으로 한식, 중식, 디저트 등 다양한 F&B 브랜드와 협업하셨어요. 다른 업종의 워크웨어와 비교해, F&B 브랜드의 워크웨어를 만들 때 특히 신경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F&B 브랜드들과 작업하면서 F&B 워크웨어에 적용되는 세 가지 공통점을 알게 됐어요. 첫 번째, 교체 시기가 빨라요. 인원 교체가 잦은데, 그때마다 새로운 워크웨어를 지급해야 하니까요. 두 번째, 세탁을 자주 해요. 처음 작업한 ‘품 서울’의 경우, 하루에 세탁을 두 번하시더라고요. 세 번째는 오염이나 손상이 빠르다는 점이에요. 워크웨어를 매일 입고, 음식을 다루시다보니 이 점을 고려해야 했어요.

F&B 브랜드의 세 가지 특성이 디자인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처음에는 호기롭게 ‘좋은 원단 써서 잘 만들면 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경제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하게 됐어요. 워크웨어 한 벌 한 벌이 F&B 사업자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오니까요. 소재를 고를 때도 무조건 좋은 소재를 쓰기 보다는 자주 빨아도 오래 쓸 수 있는가, 구김이나 손상이 덜한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요.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베이징 지점과 작업했었는데, 이곳의 경우 베이킹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먼지나 밀가루가 묻었을 때 잘 털리는 소재를 찾아서 작업했어요.

누데이크의 베이징 지점의 워크웨어 (출처: 워크워크 인스타그램)

업종별 특징을 자세히 알고 계신 걸 보니, 평소에도 요리를 자주 하시거나 식재료에 관한 지식이 깊으신 것 같아요.

작업하는 브랜드마다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요소가 달라요. 체모가 음식에 들어가지 않도록 디자인해달라는 브랜드도 있고, 웍의 높은 온도를 이겨낼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달라는 브랜드도 있죠. 이런 식으로 듣고 배우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간접적으로 F&B 분야에 관한 지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브랜드에서 미팅 때 ‘이런 소재로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이런 업장에서는 이 소재가 입기에 편하실 것 같다’고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됐어요.

오직 한 브랜드만을 위한 옷, 어떻게 만들어질까?

앞서 미팅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워크워크가 작업하는 방식이 궁금해요.

저희의 작업 방식은 두 가지로 나누어져요. 하나는 저희가 판매하고 있거나 기존에 작업했던 워크웨어를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디자인은 그대로 하되,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소재나 컬러 등을 변경하고 로고 작업을 하죠. 다른 하나는 브랜딩의 일환으로 디자인 작업부터 시작하는 경우예요. 이 경우, 오직 한 브랜드만을 위한 워크웨어가 만들어지는 거죠. 

한 브랜드만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경우,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크게 서치, 미팅, 샘플링, 제작의 네 가지 단계를 거쳐요.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브랜드를 서치하는데요. 온·오프라인의 자료를 통해 의뢰받은 브랜드의 특징을 파악하는 단계예요. 그다음 브랜드 담당자와의 미팅에서는 먼저 제안을 드리기보다는 담당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요. 어떤 워크웨어가 필요한지, 작업장의 상황은 어떤지를 듣고 일정과 디자인 제안내용을 보내드리면서 작업을 시작하죠. 

디자인 시안을 보내드리고 선택을 디자인이 정해지면 브랜드의 피드백을 반영해 샘플을 만든 후, 생산을 해요. 모든 과정은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세 달이 소요되고요.

각 브랜드별로 특성이 모두 다를 텐데요. 디자인을 할 때 주로 어떤 것을 통해 브랜드만의 개성을 파악하시나요?

브랜딩 콘셉트나 메뉴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론칭 예정인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디자이너와도 미팅을 하는데요. 매장 인테리어 등의 자료를 보면서, 어떤 컬러를 어떻게 사용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죠. 

얼마 전에 ‘트래버틴’ 카페의 현대무역센터지점 워크웨어를 디자인했는데요. 매장 오픈에 맞춰 워크웨어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로고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작업되기 때문에, 브랜드 담당자와 계속 소통하면서 작업을 이어갔어요.

카페 트레버틴의 워크웨어는 워크워크 제작 (출처: 워크워크 인스타그램)

매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인기메뉴를 직접 먹어보기도 하세요?

미팅 후에 직접 매장에 가서 음식을 사 먹어봐요. 손님의 입장으로요.
음식을 먹으면서 관찰하죠. 어느 연령대의 손님들이 오시는지,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분위기는 어떤지, 직원분들은 어떤 일을 주로 하시는지를요. 워크웨어를 만드는 디자이너라고 밝힌 다음, 허락하시면 주방에 직접 들어가보기도 해요. 사실, 작업이 끝난 후에도 매장에 자주 가서 식사를 해요.(웃음) 매장에서 저희 제품을 착용하고 계시는 걸 보면 힘이 나더라고요.

워크워크 두번째 인터뷰에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